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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일찍 잠이 들어서였을까, 눈뜬 시간이 오전 6시이다. 그렇지, 어제 캡틴 캥거루 말씀이 6시 반쯤 떠오르는 일출을 보는 것을 권장한다고 했지. 호주에서 떠오르는 일출은 어떤 느낌일까 하는 설레임에 아직 잠에 절어있는 내 육체를 이끌고 카메라와 삼각대를 주섬 챙긴 후 방을 나선다.
딩고는 흡사 우리나라의 변견과 같이 생긴 프레이저섬의 야생동물이다. 오래전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놓고간 개가 야생화되어 정착한 동물인데 누런 털에 야윈 모습이 한국의 시골 마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개와 너무나 흡사하다. 성격이 매우 난폭하여 먹이를 주려거나 위협을 가하면 사람을 해할 수도 있다고 하며, 어디다 팔아먹을지는 모르겠지만 야영장의 신발이나 카메라 등을 물어가기도 한다고 한다. 실제로 여기서 몇번 나섰던 투어 중에서도 딩고를 만나긴 했었다. 열심히 땅을 파는 딩고, 해변을 걸어가는 딩고 등등, 사람에게 위협적이라는 가이드의 말과는 달리 요녀석, 상당히 귀여워 보인다. 해변가엔 몇몇의 사람들이 벌써 자리를 잡고 새로운 태양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들의 시선을 해치지 않을 정도의 위치에 삼각대를 펼쳐놓고 해가 뜨기를 기다리는데, 역시나 수평선 근처로 뿌옇게 드리워져 있는 구름들. 멋진 장면은 찍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
"혹시 사진작가세요?" 삼각대를 갖고 와서 그런지, 어김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에게 이렇게 묻는다. "멋지군요." 나에게 말을 건넨 그 아저씨(?)는 레바논 사람인데, 영국에서 살다가 이번에 가족과 함께 호주를 여행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투어 일행중 유일한 가족 참가자였는데, 두살쯤 되어보이는 아기가 무척이나 예뻤다.
좀 멋적긴 해도, 기분이 마냥 좋다. 아니 그것보다도, 이 사람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참 정감이 간다. 혹자가 말하길, 호주에 레바논 사람들이 꽤 산다고 하던데 이 사람들의 성격이 워낙에 다혈질이라 각종 사건사고의 중심에 많이 거론된다고 한다. 내 짧은 지식에 바탕을 해보아도, 레바논 하면 아랍계 무장단체밖에 생각나는게 없으니 괜한 선입견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해 본다. 사실 레바논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잘 모르지 않는가. 그런데 이 사람은 육상선수같은 탄탄한 몸매에 까무잡잡한 피부임에도 불구하고 말투나 행동이 점잖아 보인다. "투어가 끝나면 어디로 갈 예정이세요?" 제법 느끼한 작별 인사다. 그는 나와 가볍게 악수를 한 후 이내 가족들이 서있는 곳으로 뛰어갔고, 난 몇장의 사진을 전리품마냥 메모리에 저장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은 하루종일 투어가 진행되니 든든하게 아침을 먹도록 하자. "파스칼, 노니. 좋은 아침! 근데 아직 잠이 덜 깬것 같네요?" 내가 피곤하다며 일찍 숙소로 들어간 후에도 이 친구들은 기어이 펍에서 끝장을 본 모양이다. 셋 다 눈이 벌겋게 충혈되고선 비몽사몽 버스에 올라탄다. 그리곤 바로 꾸벅꾸벅 존다. 녀석들, 그러게 무리하지 말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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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Austrailia2007/01/02 17: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