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처음이라는 설레임으로 호기심이 가득해지기 마련이다. 좀더 욕심이 나기 마련이고 그런 욕심은 자칫 여행자체를 피곤하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는 위험요소가 되기도 한다. '초심을 지키는 것.' 이것은 지켜보지 않은 사람이면 그렇게 행동하고 생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줄은 정말 모를 것이다.
내 여행의 처음 목적은 '리프레쉬 + 어쨌든 해외여행 가보기' 였었다. 그런데 지금은 '사진촬영을 겸한 빡센 종합배낭여행' 이 되려고 하고 있다. 이럼 안되지..
4박5일로 생각했던 여행은 어느새 두배로 늘어버렸고, 나름대로 알차게 보내려고 여기저기 여행정보사이트를 들러 스크랩하기 여념이 없었다. 경치 좋은 곳, 음식 맛있는 곳, 재미있는 곳 등등 남들이 강추하는 곳은 여정의 한계에 이르기까지 하나씩 다 보고 오리라 생각했다. 앞에서도 말했었지만 난 원래 좀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서^^*
그렇게 며칠동안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자기전까지 각종 정보 수집으로 일주일을 보냈다. 그렇다면 지금은? 여행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웬만한 포인트는 머릿속에 정보가 저장되어버렸다. 쩝 -_-a
이제, 무한정보수집기능은 잠시 접어두고, 최적화 작업을 하기로 한다. 시간에 쫓겨, 또는 경치나 풍경에 쫓겨 여행을 하게 되면, 그것도 이역만리 남쪽에 있는 호주에서 그렇게 여행한다는 것은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가이드투어보다 훨씬 힘든 일이 되지 않을까 한다. 말했듯이 이번 여행의 제일 첫번째 목적은 리.프.레.쉬 이다.
프로젝트 일정표도 아닌 것이 참으로 꼼꼼하기까지 하다. 일주일간 열심히 엑셀파일로 짠 여정표를 물끄러미 들여다 보면서 과연 현지에서 이 일정을 내가 얼만큼 지켜나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다시 펜을 들고, 꼭 필요한 것들을 제외한 나머지 여정들을 하나씩 X표를 긋기 시작했다. 정보가 넘쳐흘러봤자 내가 직접 경험하거나 내것이 되지 않는 이상 그것은 필요없는 지식 나부랭이에 그치고 말 것이리라. 몇번의 노멀라이징 끝에 주요 교통편과 두가지 투어 이외의 나머지 일정은 그야말로 자유여정이 되었다. 도착해서, 발길 닿는대로, 보이는대로 행동하자. 어디가 좋은지 몰라도 마음 가는대로 아름다운 해변이 바라다 보이는 언덕배기에서 담배 한대 꼬나물고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무던히 낭만적인 여행이 되기엔 충분할 것이라고.
몇군데 꼭 가봐야 할곳들에 대해 적힌 정보들을 스크랩하여 뺄 내용들 다 빼놓고 프린트를 한 것이 5-6장. 지도는 현지에서 구하기로 하고 숙소도 예약은 하지말자. 비수기인데다 만일 없다해도 건강한 몸뚱아리 하나 있는데, 밤새 놀지 뭐. (므흣)
결국 30일에 출발하는 항공권은 스탠바이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29일발 싱가폴 항공을 타기로 했다. (근데 싱가폴항공이 세계 항공서비스 1위 회사랜다 오홋) 현지에서 탑승할 국내선 예약도 마치고, 전자비자도 발급받았다. 준비물 리스트를 만들어서 (내가 좀 꼼꼼하다) 하나씩 체크하면서 가방을 싸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오늘 삼성동 외환은행 환전센터에서 미리 신청해놓은 여행자수표를 받아오면 웬만한 준비는 완료.
남은건 여행 기간동안 한국서 처리해야할 각종 카드값, 공과금 문제들과 출발 전날 어떻게 하면 쉽게 잠을 잘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해 보는것이다. 조금 우습게 들릴지도 모르겠는데 내나이 벌써 32지만 항상 무슨 좋은 일 있기 전날엔 잠을 설친다 =_= 토끼눈으로 인천공항 가게 생겼다...
자, 이제 준비는 다 된듯 하다.
29일부터 7월 10일까지, 난 남십자성이 보이는 지구 아랫쪽 호주로 간다. 산만한 덩치 한놈이 한국을 잠시 비우게 되므로 우리나라 체중이 조금 줄어들 듯 하다. 현지에서 얼만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글 이후부턴 기행문이 될 듯 하고, 언제 올릴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여행/Austrailia2007/01/02 1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