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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02 미국 취업, 어떻게 할까? - 1 (16)
Working in America2009/01/02 21:32

유학 생활을 끝내고 몇 달 간의 미국 취업 프로세스를 거치면서 깨닫게 된 것은 정말로 미국에서 취업한 사람들은 실력과 운을 떠나서 존경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외국인 신분으로 취업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이었는지 내가 직접 겪어보니 이제서야 알겠더라.

정말로 다행스럽게 원하던 회사에 취직이 되어 첫 출근을 앞두고 있는 지금,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아직 많지만 혹시라도 먼 훗날 이 블로그에 들어오시는 분들 중 미국 취업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몰라 미리 글 쓰고 싶을 때 후딱 써보려고 한다.  지금처럼 시간 남아 돌 때는 앞으로 없을 듯 하니..

본론으로 들어가서 해외에서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특히 미국이라면 최소한 아래의 다섯가지는 해결이 되어야 취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 신분

거의 모든 국가에서 외국인이 그 나라에서 합법적으로 일을 하려면 임시 워킹퍼밋이나 취업비자를 받아야 한다.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일본, 호주, 한국까지. 이 워킹퍼밋은 발급받기 쉬운 국가도 있고 그렇지 않은 국가도 있는데, 미국은 매우 까다로운, 아니 세계에서 제일 까다로운 나라중 하나에 속한다.  주로 미국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H1/B라는 비자를 받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아래에 자세하게 이야기 하기로 하자.




2. 언어

당연히 외국에서 일을 하려면 그나라 언어를 할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외국인이 본토인보다 언어를 더 잘 하기는 불가능하고 미국처럼 이민자들이 많은 나라에서는 특별한 직종이 아닌 이상 언어 능력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수준 정도만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 원활한 수준이라는게 어느 정도라는 것은 정말 개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보통 미국에서 직업을 구할 때는 서류 심사 후 전화 인터뷰라는 것을 한다. 해당 회사의 매니저나 팀장급 직원과, 또는 해당 팀 멤버 다수와 "전화"를 통한 인터뷰를 약 30분 정도 하게 되는데, 한번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자. 그냥 한글로 인터뷰를 해도 4:1내지는 5:1의 다구리를 당하게 되면 당황하기 마련인데 그걸 영어로 해야 한다면? 게다가 그들이 혹시 텍사스, 루이지애나, 메사추세츠, 심지어 영국 등의 현지 사투리를 구사하는 사람들이거나, 온갖 잡음이 다 들리는 스피커폰을 켜놓고 인터뷰를 하고 앉아 있다면?

이미 답은 나왔을 것이다. 이 전화인터뷰를 통과 해야 온사이트 인터뷰를 하게 될 것이고 그후 입사가 결정되던지 아닌지 할테니. 그러나 만일 구하려는 직업이 "말빨"로 먹고 살아야 하는 직업이라면, 예를 들어 컨설턴트, 광고 기획자, 패션 머천다이저, 작가, 등의 직업이라면? 내 생각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영어공부를 해야 그나마 기회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본다.  




3. 전문지식(실력)

사실 미국에서 취업하기는 정말 쉽다. 단 이 명제에는 조건이 있다. "실력이 매우 출중하다면" 이라는.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세계에서 날고 긴다는 사람들이 모여서 굴러가는 관계로, 같은 종족- 세계 각지에서 날고 기는 종족들을 보면 앞다투어 스카웃을 하려고 한다. 만일 당신이 그런 부류의 사람이라면, 즉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 세계 제일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널리 그 이름을 알려라. 연락처와 함께. 관련 웹사이트 포럼 활동을 하던지, 공모전 출품을 해서 입상한다던지,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과 친분을 쌓던지 해서  이름을 알려놓으면 가만히 있어도 연락이 올거다. "영어 못해도 좋고 신분은 알아서 해결해 줄테니 미국와서 일해줘." 하는.  픽사나 블리자드 같은 업계 최고의 회사들은 이런 프로세스를 거쳐 스카웃 해 온 직원들이 손에 꼽지도 못할만큼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만고만한 재능을 가지고 고만고만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스카웃을 바란다는 것은 매우 무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가지라도 잘하는 그런 분야가 있다면 거기만 죽자고 파고 들어야 한다. 내 전공의 경우를 예를 들어서 설명하자면, 보통 3D 애니메이션을 배운다고 하면 모델링, 리깅, 애니메이션, 텍스춰, 라이팅, 렌더링 등을 모두 배우는 경우가 많다. 이걸 다 공부해서 마스터하기도 힘들거니와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회사에서는 이중 한가지만 매우 잘하는 사람을 뽑아서 그 일만을 죽자고 시킨다.

그러므로 만일 본인이 범인의 범주에 들어가고 미국에서 일을 하고자 한다면 이런 세부적인 전문분야(사람이 부족한 분야일 수록 더 좋다)를 확실하게 마스터 하면 그만큼 취업할 확률이 높아진다. 




4. 네트워크

위에서도 약간 언급했지만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연줄이라는게 존재한다. 그러나 한국과는 조금 다른게 미국에서의 이 연줄이라는게 안좋은 의미는 아니다. 일반화하기엔 미안하지만 한국은 사실 연줄로 취업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잖는가. 그 사람의 실력같은건 일단 둘째치고, 사장 아들이나 부장 조카 등 오로지 연줄만으로 입사하고 승진하는 케이스가 많다는거, 솔직히 인정하자.   

하지만 미국에서의 연줄은 일단 사정이 다르다. 미국은 한국과는 다르게 고용안정도가 매우 떨어진다. 풀타임 정직원으로 일을 해도 하루 아침에 해고될 수 있는 곳이 미국의 직장 세계이다. 이러니 각 직원들은 자기의 퍼포먼스를 최대한으로 보여주고 혹여 오늘 내가 회사에 폐를 끼치는 짓은 하지 않았는지 매일 퇴근하며 반성하고 내일은 더 잘해야지 다짐한다. (조금 과장됐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낙하산 한명 데리고 와서 일을 시키겠다고? 그 사람이 퍼포먼스를 못내면 내 모가지가 하루 아침에 뎅강 날아가는데 그런짓 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미국의 연줄, 아니 정확히 말해서 네트워크는 이런 한국식 연줄을 말하는게 아니고 직장을 구할때 정말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 형식의 것이다.

예를 들어보면, A라는 회사에서 사람을 뽑는다고 회사 웹사이트나 직업 소개 사이트에 올라오게 되면 거짓말 안하고 하루에만 수백통의 지원서가 HR부서로 접수된다. (물론 회사의 유명도나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다.) 그러면 그날부로 HR 부서는 전쟁이다. 하루하루 밀려드는 지원서류를 솎아내고 분류해서 괜찮아보이는 사람들을 해당 팀에 포워딩해주는 일을 숨 쉴 틈도 없이 해야 한다.

그런데, 아까도 말했듯이 주로 전문직업을 가지고 있는 우리가 지원을 하는데 HR사람들이 어떻게 그 실력을 가늠해서 분류를 한다는 말인가? HR 사람들이 다 그 분야 출신도 아닐테니 무슨 가이드 라인 포맷 같은게 있는건가? 하고 궁금증을 가질 것이다.

그렇다. HR에는 각각의 잡 포지션마다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다. 주로 잡 공고에 적혀있는 Description과 Requirement가 그 역할을 하는데, 예를 들어 경력 3년 이상 지원하라고 했는데 2년짜리 경력이면 자동으로 서류전형 탈락 같은 식이다. 사실 실무자 입장에서 2년과 3년의 차이는 그 사람의 실력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요건을 충족 못시켜서 서류 전형에서 탈락하게 된다면 이 어찌 아깝지 않겠는가.

만일, 그 지원자가 지원할 팀에 친구가 있었다면, 아니 몇다리 건너서 아는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HR은 공개채용을 하게되면 벌어질 그 전쟁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 공지를 하기 전에 미리 팀원들에게 물어본다. "주변에 쓸만한 사람 있으면 추천좀 해줘" 하고.  만일 당신이 그 팀에 있는 친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면? 당연히 연락이 올 것이며 당신의 지원서류는 HR이 아닌 그 팀에서 먼저 리뷰를 하게 될 것이다. 비록 자격요건이 조금 모자른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보통  HR에서 개별팀으로 넘어가는 지원서가 3분의 1에서 5분의 1 정도라고 하니 이미 엄청난 경쟁률을 뚫게 된 것이다.

네트워크의 중요성, 이제 더 이야기 하면 손가락 아프지 않을까 싶다.




5. 타이밍

워킹퍼밋도 있고 영어로 의사소통도 되며 실력도 출중하고 네트워크도 어느정도 마련되었다. 그런데 내가 가고 싶은 회사에서 사람을 안뽑는다면? 그거 참 낭패다.

인생은 뭐든지 타이밍이다.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타이밍  혹은 운때가 맞지 않으면 제 아무리 부처님 할아버지라도 이겨낼 수가 없다. 안뽑는데 무슨 수로 들어가리. 이때는 딱 두가지 해결 방법이 있는데, 첫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뽑아갈 정도의 실력을 기르던지, 뽑을때까지 기다리던지 둘 중 하나다. 실제로 내가 아는 한 브라질 친구는 한 회사에서 해당 포지션의 컨트랙 직원들 수십명을 재계약 하지 않고 내보낼 계획을 가지고 있는 와중에 풀타임 정직원 포지션으로 초대받아 면접을 보기도 했다. 물론 그 친구는 위에서 말한 세계에서 날고 기는 실력을 가진 녀석이므로 어디든 갈 수 있었지만. (결국 픽사에 스카웃 되어 갔다.) 우리같은 범인들은 이런거 안되니까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맨 위에 말한 신분에서 문제가 생긴다. 보통 취업비자는 기본적으로 3년의 기간을 주는데 이 기간 내에 실직한 상태로 있을 수가 없다.  따라서 맘에 드는 회사든 아니든 계속 일을 하고 있어야 한다. 정말로 운좋게 내가 회사를 옮기려고 하는 중에 가고자 하는 회사가 사람을 뽑고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인생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다.

이번에 들어가게 된 이 회사도 사실 내가 콘트랙으로 일하던 회사를 3일째 출근하던 날 연락이 왔었다. 일주일도 아니고, 하루도 아니고 출근한 지 3일째. 만일 며칠만 일찍 또는 늦게 연락이 왔었다면 이미 몇달동안 이 회사를 다니고 있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고 아예 인연이 없었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언제 생길지 모르는 이 기회의 타이밍을 잘 잡기 위해서는 나머지 모든 부분이 준비완료가 되어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





 

 
여기까지가 미국 취업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이다.  이제 이런 것들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미국 회사에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 도전을 해야 할지 다음 글에서 고찰해보도록 하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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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달려라 Agent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