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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13 환송회
Animation Fever2009/02/13 22:59




미국 회사는 개인주의라고 들었다.
밥도 각자 먹고, 일도 혼자서 하고 다른 사람에 신경 별로 안쓰고, 한국에서처럼 회식이나 팀 워크샵 같은 그런 아기자기한 재미는 애초부터 바라지 말라고 들었다.

하지만 혹시나 애니메이터라는 직업의 특성상, 그래도 어느 정도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했었고,  이 회사에 오기 전까지는 어느정도 그런거 같았다.  걸쭉한 회식문화 같은건 없었지만, 어느 정도 뭉쳐 다니고, 어느 정도 같이 어울리고 그랬다. 다만 구성원들이 어떤 캐릭터들인가, 회사의 전통적인 분위기가 어땠는가에 따라서 조금씩의 차이는 있었던 것 같다.


자,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팀은...

월요일 점심엔 New Hire 웰컴 런치를 한다. 스무명 남짓 애니메이터들이 다 함께 점심 먹으러 간다.  그날 처음 입사한 사람은 점심값을 안낸다. 나머지 사람들이 부담한다.

금요일 점심엔 피자가게로 몰려가서 피자와 맥주로 배를 채운다. 점심시간이 1시 30분까지 이지만 보통 2시를 넘긴다. 하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수퍼바이저도, 매니저도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으니.. 금요일 오후엔 취해서 일이 잘 되지 않는다.

오늘은 금요일에다, 지난 2년 남짓 여기서 일했던 한 애니메이터가 이 곳에서 마지막으로 근무하는 날이다.  반지의 제왕을 만들었던 뉴질랜드의 '웨타WETA'로 간댄다.  옆 팀 동료들도 함께 점심 먹으러 왔다.

즐겁게, 그리고 아쉽게들 시간을 보내며 맥주를 마시다, 끝날 때 쯤에 매니저가 한마디 한다. "이제 시작하자." 고..

당사자는 즐겁게 일어나서 맥주를 입속에 머금고 대기한다. 수퍼바이저가 일어나서 준비운동을 하고선, 냅다 그 애니메이터의 뺨을 후려갈긴다. 동그랗게 둘러싸서 구경하던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박장 대소를 한다. 누구는 정성껏 만든 선물을 전달하고, 몇몇은 카메라나 캠코더를 들고, 나머지 몇몇은 맥주 한잔씩을 들고,  떠나는 동료의 앞길을 "뺨을 후려갈기면서" 축하해 준다.




굉장한 레퍼런스가 하나 또 탄생했다. 이것이 이 팀의 전통이다.



여긴 미국이다.
하지만 여기도 사람 사는 세상이다.


 

 

   

 

Posted by 달려라 AgentWing